2-1.jpg





           번잡한 세상사는 그의, 보르헤스의 몫인 것 같다. 나는 부에
노스아이레스 시의 거리를 걷다기 문득 습관적으로 멈춰 서서 아름
 다운 아취형 현관이나 색유리문을 바라본다.  보르헤스에 관해서는 우
   편함을 통해 소식을 듣고, 교수진 명단이나 문인 인명사전에서 그
    의 이름을 본다.  나는 모래시계, 옛지도, 18세기 활자체, 어원학,
     커피 맛과 스티븐슨의 소설을 좋아한다.  그도 같은 취향을
     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배우에게 주어진 인물의 성격처럼
        공허한 것이다.(......) 나는 나로서가 아니라 (그 나도 누
        구인지 알 수없지만) 보르헤스로 남게 될 것이다.  하
         지만 내게 그의 글은 다른 작가의 글이나 한 소절의
           기타소리보다 더 낯설다.몇년 전 나는 그에게서
          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동네 잡담이나 끼적거리던
           것에서 벗어나 시간과 무한을 소재로 장난도 쳐
            보았다.  하지만 그런 것들도 이제 모두 보르
             헤스의 것들이 되어버려서, 난 딴 궁리나 해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보야겠다고 생각했다.  이렇게 나의 생
              은 도망자의 생이었다. 난 이제 모든 것을 잃
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었거나 망각에 묻어 버렸다. 아니면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그에게 다 주어버렸다.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우리 둘 중 누가 이 글을 쓰고 있는지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모르겠다. (OC II, p. 86)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번잡한 세상사는 그의,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보르헤스의 몫인 것 같다. 나는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거리를 걷다기 문득 습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관적으로 멈춰 서서 아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름다